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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쏜살같다고 느껴진다면?"… 뇌 속 '시간세포' 깨워라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나이가 들수록 누구나 한 번쯤 공감하는 말이다. 

 

어린 시절에는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이 어른이 되면 마치 쏜살처럼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노화와 체감 시간의 상관관계를 뇌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스 심리학자 폴 자네는 일찍이 '자네의 법칙'을 통해 심리적 시간이 연령에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주장했다. 1세 아동에게 1년은 365일 그 자체이지만, 20세에게는 18.3일, 40세는 9.1일로 그 길이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50세가 되면 1년이 고작 일주일(7.3일)처럼 느껴지고, 80대 이상에게 1년은 4.6일에 불과하다는 분석은 실로 놀랍다.

 

그렇다면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그 비밀은 바로 우리 뇌 속에 존재하는 '시간 세포'에 있다. 도호쿠대 약학부 사사키 다쿠야 교수는 "뇌 해마에 위치한 시간 세포는 외부 정보를 많이 받아들일수록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인식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기 때문에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며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지식, 새로운 감정들이 시간 세포를 자극하며 시간의 흐름을 늘리고 기억을 선명하게 새기는 것이다.

 

반면,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경험이 줄어들고 익숙한 일상이 반복되면 뇌 활동량이 감소하고 시간 세포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게 된다. 마치 오래된 시계가 느리게 가는 것처럼, 시간 세포의 활동 저하는 체감 시간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은 시간 세포의 활동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SNS, 웹서핑 등 자극적인 콘텐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뇌는 피로감을 느끼고, 시간 세포는 무뎌진다. 단순히 화면을 스크롤하는 수동적인 활동은 새로운 정보 처리를 위한 뇌 활동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시간에 대한 감각을 둔화시킨다.

 

전문가들은 시간을 풍요롭게 느끼기 위해서는 뇌를 자극하고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여행, 독서, 학습 등 뇌를 활성화하는 활동은 기억 형성을 촉진하고 시간 세포를 깨워 체감 시간을 확장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일상 속에서도 작은 변화를 통해 시간을 확장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닛케이는 “매일 같은 길로 출퇴근하는 대신 새로운 경로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하루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 새로운 소리,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하는 것은 잠들어 있던 시간 세포를 일깨우는 좋은 방법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길이가 달라질 수 있다. 뇌 속 시간 세포를 깨워 시간을 능동적으로 경험하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로 채워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봉준호 감독 '미키 17' 북미 1위 했지만... 충격적 손실 입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한국 영화계에 새 역사를 썼다. 지난 7일 개봉한 '미키 17'은 주말 사흘간 북미 3,807개 상영관에서 1,910만 달러(약 276억9천만원)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고 9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주요 매체인 버라이어티와 데드라인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한국 감독의 작품이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봉준호 감독은 또 한 번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미키 17'은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북미 외 지역에서 3,420만 달러의 수입을 추가해 전 세계적으로 총 5,330만 달러(약 772억7천만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키 17'의 개봉 첫 주 북미 수입을 최대 2,0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수입은 이에 약간 못 미치는 1,910만 달러에 그쳤다. 더욱이 투자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가 투입한 제작비가 1억1,800만 달러(약 1,710억8천만원)에 달해, 현재의 흥행 추세로는 손익분기점 도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버라이어티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마케팅 비용으로 8,000만 달러(약 1,160억원)가 추가로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미키 17'이 극장 개봉 기간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약 2억7,500만3억 달러(약 3,987억4,349억원)의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현재의 개봉 첫 주 성적을 감안할 때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로 평가된다.관객들의 반응도 예상보다는 다소 미온적이다. '미키 17'은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현장 관객 대상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B' 등급을 받았다. 시네마스코어의 영화 등급은 A부터 F까지 매겨지는데, 일반적으로 주요 흥행작들은 대부분 A 등급을 받는 것이 통상적이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도 평론가 점수 79%, 일반 관객 점수 73% 수준을 기록하며 봉준호 감독의 전작인 '기생충'(평론가 99%, 관객 90%)에 비해 다소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워너브러더스의 글로벌 배급 담당 제프 골드스틴 사장은 "(전 세계 수입) 5,300만 달러로 시작한 것은 좋은 숫자"라면서도 "비용과 비교할 때는 더 도전적이다"라고 언급해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영화의 품질과 봉준호 감독의 명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작으로,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우주 개척 임무 중 죽을 때마다 복제되어 기억을 유지한 채 부활하는 '소모품' 노동자 미키의 이야기를 그린다. 로버트 패틴슨,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 토니 레볼로리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영화계 전문가들은 '미키 17'의 흥행 부진 원인으로 다소 난해한 SF 설정과 철학적 주제를 꼽는다. 한 영화 평론가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장르적 실험성과 메시지가 일반 관객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다가갈 수 있다"며 "특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북미 관객들에게는 이 영화의 페이스와 톤이 예상과 달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또한 개봉 시기도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6월은 전통적으로 할리우드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인사이드 아웃 2'와 '배드 보이즈: 라이드 오어 다이' 등 강력한 경쟁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미키 17'의 장기 흥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의 국제적 명성과 작품성을 고려할 때 향후 해외 시장에서의 추가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평가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의 선전과 향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2차 수익 창출 등을 통해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한국 영화계 관계자는 "비록 초반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봉준호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서 북미 박스오피스 1위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이는 한국 영화의 글로벌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사례"라고 평가했다.